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밤이 깊어질수록, 도시의 불빛은 더욱 선명해지지만, 그 빛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음을 느끼곤 합니다. 한때는 당연했던 온기, 서로를 향한 믿음, 그리고 마땅히 존중해야 할 마음들이 마치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듯합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어디쯤 와 있는 걸까요?
오늘 '우리'의 밤의 이야기는 잃어버린 '사랑, 신뢰, 그리고 존경'을 찾아서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이 이야기에서 말하는 잃어버린 가치들이 과연 무엇인지, 그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잃어버린 '사랑'
퇴근길 지하철 문이 열리고 닫히는 사이, 하루의 무게를 짊어진 아버지의 어깨가 보입니다. 굽어버린 등, 축 늘어진 어깨 위로 가족이라는 이름의 짐이 무겁게 놓여 있습니다. 피곤에 절어 감긴 눈 뒤에는 말없이 헌신해 온 세월과 가족을 향한 묵묵한 사랑이 담겨 있겠지만, 그 사랑은 종종 삶의 고단함 속에 묻혀 표현되지 못하곤 합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자식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태운 뒷모습을 볼 때면, '우리'는 가슴 한편이 저릿해옴을 느낍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그 진심을 얼마나 헤아려주고 있을까요? 따뜻한 말 한마디보다 차가운 성과를, 부모님의 깊은 마음보다 나의 편의를 앞세우며 혹여 죄짓는 마음으로 돌아서지는 않았는지, '우리'는 진정한 사랑의 소통 방식과 방향을 잃고 헤매는 듯합니다.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사랑은 단순히 연인 간의 감정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타인과 나를 연결하는 순수하고 이타적인 마음, 조건 없이 서로를 보듬고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나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존재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지금, 사랑은 종종 물질적 소유나 성과, 혹은 타인의 시선에 의해 평가되는 '소비의 대상'으로 변질되면서, 진정한 사랑의 본질과 소통 방식이 흐려지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신뢰'
조금 더 시선을 옮기면, 학원 가방을 멘 채 어두운 골목을 종종걸음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또래 친구와의 경쟁, 낯선 어른들과의 관계 속에서 아이들은 때론 순수한 마음을 다치기도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함께'가 아닌 '홀로' 싸워 이기는 법을 가르치고 있지는 않은지,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대신 경쟁과 성과만을 강조하며 '신뢰'의 싹을 잘라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뉴스에서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사이버 왕따 소식은 '우리' 사회의 신뢰가 얼마나 깨져 있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신뢰는 상대방을 믿고 의지하며, 그들의 말과 행동에 진정성이 있다고 여기는 마음, 그리고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사회적 유대감을 뜻합니다. 이웃 간의 층간 소음 문제나 학교 폭력처럼, 작은 다름조차 포용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모습은 이 신뢰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익명성 뒤에 숨어 근거 없는 비난을 일삼거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속이는 행위가 만연해지면서, '우리'는 공동체라는 이름 아래 서로를 믿고 기댈 수 있는 기본 바탕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존경'
그리고 존경. 한때는 존경받아 마땅했던 지위와 인물들이 사소한 스캔들 하나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익명의 비난과 조롱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교사의 권위는 흔들리고, 부모의 훈육은 '꼰대'라는 이름으로 치부됩니다. 특히 어제(2025년 5월 20일)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남녀 교사의 부적절한 행위로 인해 학교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는 뉴스는 '우리'의 머릿속을 하루 종일 맴돌았습니다. 아이들이 배우고 자라는 신성한 공간에서조차 존경의 대상이어야 할 어른들이 실망을 안겨주는 현실은, '우리'가 잃어버린 존경심의 무게를 더욱 무겁게 만듭니다.

어제는 대한민국 21대 대통령을 뽑기 위한 TV 토론회였습니다. 정책과 비전을 논하며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주어야 할 자리였지만, 종종 들려온 것은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비난하며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는 모습이었습니다. 토론의 기본자세는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논리적으로 반박하며, 때로는 인정할 줄 아는 성숙함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목격한 것은 오직 이기기 위한 공격과 감정적인 설전뿐이었습니다. 존경받아야 할 지도자들의 모습에서조차 존중의 가치가 흔들리는 것을 보며, '우리'는 타인의 삶을 얼마나 존중하고 있을까요? 섣부른 판단과 근거 없는 비난이 난무하는 곳에서, '우리'는 과연 존경이라는 가치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존경은 타인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들의 노력과 성취를 기꺼이 높이 평가하는 마음, 그리고 각자의 역할과 위치에 대한 합당한 예의와 태도를 의미합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흠집을 찾고 비난하는 데만 익숙해진 태도는, '우리'가 타인의 삶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배려를 잃어버린 현실을 반영합니다.
'우리'의 밤이 찾아야 할 대답
'우리'의 밤은 깊어지고, 질문들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잃어버린 것들은 과연 영원히 사라진 걸까요? 아니면, 이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게 빛나며 '우리'가 찾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거창한 구호나 누군가의 위대한 발견에서 시작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답은 바로 '우리' 각자의 삶 속에서, 아주 작고 사소한 실천들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지하철에서 피곤에 지친 아버지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따뜻한 손길에서, 학원 골목을 지나는 아이들에게 건네는 진심 어린 격려의 눈빛에서, 그리고 정치적 견해가 달라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려는 작은 노력에서 말입니다.
'우리'는 오늘 밤, 각자의 자리에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잃어버린 '사랑', '신뢰', '존경'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에 깃들어 있고, '우리'의 손길이 닿는 곳에 잠들어 있습니다. 다시금 이 세 가지 가치를 깨워 빛나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입니다. 내일 아침, '우리'의 아침은 과연 어떤 빛으로 시작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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