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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설.고전문학

고전소설 [박씨전] 등장 인물의 특징과 작품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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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 서 -

Ⅰ. 서 론 ‧‧‧‧‧‧‧‧‧‧‧‧‧‧‧‧‧‧‧‧‧‧‧‧‧‧‧‧‧‧‧‧‧‧‧‧‧‧‧‧‧‧‧‧‧‧‧‧‧‧‧‧‧‧‧ 1

 

Ⅱ. 본 론 ‧‧‧‧‧‧‧‧‧‧‧‧‧‧‧‧‧‧‧‧‧‧‧‧‧‧‧‧‧‧‧‧‧‧‧‧‧‧‧‧‧‧‧‧‧‧‧‧‧‧‧‧‧‧‧ 1

1. 박씨전의 전체 줄거리 ‧‧‧‧‧‧‧‧‧‧‧‧‧‧‧‧‧‧‧‧‧‧‧‧‧‧‧‧‧‧‧‧‧ 1

2. 박씨전의 작품의 구성 ‧‧‧‧‧‧‧‧‧‧‧‧‧‧‧‧‧‧‧‧‧‧‧‧‧‧‧‧‧‧‧‧‧ 2

3. 박씨전 등장인물의 특징 ‧‧‧‧‧‧‧‧‧‧‧‧‧‧‧‧‧‧‧‧‧‧‧‧‧‧‧‧‧‧‧‧‧ 3

4. 박씨전 작품의 의미 ‧‧‧‧‧‧‧‧‧‧‧‧‧‧‧‧‧‧‧‧‧‧‧‧‧‧‧‧‧‧‧‧‧‧‧‧‧‧‧‧ 4

Ⅲ. 결 론 ‧‧‧‧‧‧‧‧‧‧‧‧‧‧‧‧‧‧‧‧‧‧‧‧‧‧‧‧‧‧‧‧‧‧‧‧‧‧‧‧‧‧‧‧‧‧‧‧‧‧‧‧‧‧‧‧ 4

참 고 문 헌

 

김미란, 고대소설과 변신, 정읍문화사, 1984,

김미란, (1978). 朴氏傳 硏究. 우리 문학연구, 3집, 95-109.

김나영, 신화적 관점에서 본 박씨전 소고, 고소설연구 제16집, 2003.

심민호, 박씨전에 나나난 환상성과 그 의의, 우리말글, 제30집, 2004.

한글콘텐츠학회, 박씨전의 환상성과 현대적 변용가능성, 누리미디어, 2019,

장효연, 박씨전의 문체의 특성과 작품 형성 배경, 한글학회, 1994,12,01

 

Ⅰ. 서 론

박씨전은 병자호란이라는 치욕스러운 역사적 사실에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허구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백성들은 병자호란으로 인하여 정치적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위정자들에게 분개하고, 청나라에 대한 적개심을 나타내고 이를 복수하고자 하는 일반 백성들의 심리적 욕구를 표현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잔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지는데, 전반부에서 주인공 박 씨는 지독한 추녀로 등장하여 천대와 멸시 구박을 당하나 후반부에서는 절세 미녀로 변신하고 남성을 압도하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등 고전소설 일반의 요조숙녀형 여주인공과는 크게 다른 면모를 보인다.

박씨전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을 하나 그런 내용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외모지상주의적 흥미위주 측면에서 봤다면 박 씨가 허물을 벗고 이시백의 성공에서 마무리를 짓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으로 끝맺음을 하여야 하나 역사적 실존인물들을 등장시켜 사화 현실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 시킨다. 이러한 내용으로 보면 박씨전은 여러 환상적인 요소를 담고 있으며 여성을 남성보다 우월하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조선시대 사회와 정면으로 상반된 내용을 다루는 모순의 한계를 표현하고있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Ⅱ. 본 론

1. 박씨전의 전체 줄거리

이 작품은 구성상 추녀 박씨가 변신하기 전까지 가정 내의 갈등을 그린 전반부와 변신 후에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영웅으로서 활약하는 전쟁 담을 그린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이 경우 전반부와 후반부를 매개하는 사건상의 전환점으로 제시된 것이 박 씨의 변신이다. 박씨의 변신은 전생의 죄를 벗고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신묘한 도술로써 여성의 우수한 능력을 보이는 계기가 된다.

박씨전은 한양에 살고 있는 이득춘이라는 사람이 늦게 시백이라는 아들을 얻었는데, 사람됨이 총명하고 비범하였다.

어느 날, 박처사라는 사람이 찾아와 이득춘과 더불어 신기(神技)를 겨루며 놀다가 시백을 청하여 보고는 그 자리에서 자기 딸과의 혼인을 청한다. 이득춘은 박처사의 신기가 범상하지 않음을 알고 쾌히 응낙한다. 이득춘은 정해진 날짜에 시백을 데리고 금강산으로 가서 박처사의 딸 박 씨와 혼인시킨다. 시백은 첫날밤에 박 씨가 천하에 박색이요 추물임을 알고 실망하여 그날 이후로는 박 씨를 돌보지 않는다. 가족들도 박씨의 얼굴을 보고는 모두 비웃고 욕을 한다. 이에 박 씨는 시아버지에게 후원에다 피화당(避禍堂)을 지어 달라고 청하여 그곳에 홀로 거처한다.박씨는 이득춘이 급히 입어야 할 조복을 하룻밤 사이에 짓는 재주와, 비루먹은 말을 싸게 사서 잘 길러 중국 사신에게 비싼 값에 팔아 재산을 늘리는 영특함을 보인다. 또, 박씨는 시백이 과거를 보러 갈 때 신기한 연적을 주어 그로 하여금 장원급제하도록 한다.시집온 지 삼년이 된 어느 날, 박씨는 시아버지에게 친정에 다녀올 것을 청하여 구름을 타고서 사흘 만에 다녀온다. 이때 박처사는 딸의 액운이 다하였기에 이공의 집에 가서 도술로써 딸의 허물을 벗겨주니, 박씨는 일순간에 절세미인으로 변한다. 이에 시백을 비롯한 모든 가족들이 박씨를 사랑하게 된다. 한편 시백은 평안감사를 거쳐 병조판서에 이른 뒤, 임경업(林慶業)과 함께 남경에 사신으로 간다. 그곳에서 시백과 임경업은 가달의 난을 당한 명나라를 구한다. 그들은 귀국하여 시백은 우승상에, 임경업은 부원수에 봉해진다.이 때, 호왕(胡王)이 조선을 침공하기 앞서 임경업과 시백을 죽이려고 기룡대라는 여자를 첩자로 보내 시백에게 접근하게 한다. 박씨는 이것을 알고 기룡대의 정체를 밝히고 혼을 내어 쫓아버린다. 두 장군의 암살에 실패한 호왕은 용골대 형제에게 만 대군을 주어 조선을 치게 한다. 천기를 보고 이를 안 박씨는 시백을 통하여 왕에게 호병이 침공하였으니 방비를 하도록 청하나, 간신 김자점(金自點)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마침내 호병의 침공으로 사직이 위태로워지자 왕은 남한산성으로 피난하지만 결국 항복하겠다는 글을 보낸다. 많은 사람이 잡혀 죽었으나, 오직 박씨의 피화당에 모인 부녀자들만은 무사하였다.이를 안 적장 용홀대(龍忽大)가 피화당에 침입하자 박씨는 그를 죽이고, 복수하러 온 그의 동생 용골대도 크게 혼을 내준다. 용골대는 인질들을 데리고 퇴군하다가 의주에서 임경업에게 또 한 번 대패한다. 왕은 박씨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서 박씨를 충렬부인에 봉하고,이시백과 박씨는 여생을 행복하게 산다는 걸로 마무리한다.

 

2. 박씨전의 작품의 구성

박씨전의 구성은 전반부는 이시백의 집안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는 추녀박씨탈갑행운답이고․후반부는 병자호란 영웅구국담으로 나뉜다.

이 소설의 전반부는 박 씨라는 한 여성이 비범한 능력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추한 모습 때문에 가족 구성원 간에 겪는 갈등과 대립을 묘사하고 여성으로서의 한계를 묘사하고 있다, 후반부는 병자호란 중에 박 씨의 활약상이다. 이는 작가가 전쟁으로 인하여 당할 수밖에 없었던 치욕과 분노의 감정을 완화시키고 정신적으로나마 위안을 얻기 위하여 박씨의 초월적인 능력을 내세우게 되는 것이다. 비록 전쟁에는 졌지만 호장에게 복수하므로 해서 독자들의 정신적인 위로를 삼는 것이다. 임․병란을 소재로 한 군담소설은 외적에 대한 적개심이 그 출현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민족의식이 강하게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의 형성과정은 전승되던 민담에 역사적인 사건을 소재로 하여 이루어졌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에서 전반부가 후반부의 활약을 위한 준비의 성격을 보여줌으로써 작품의 유기적 구조를 가지게 하였다.

 

3. 박씨전 등장인물의 특징

소설에 등장하는 박 씨는 허구의 인물로 비범한 능력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추한 외모 때문에 시백과 계화 만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지만, 그 외 인물과는 갈등의 관계를 형성 하면서 전반부를 이끌어 가는 인물이다.

박 씨는 추한 외모로 격는 갈등에도 불구 하고 가문의 부흥과 남편의 출세를 위하여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이러한 모습은 그 시대 평범한 여성 이라는 지위의 한계를 묘사하고 있으나, 후반부는 변신을 꾀하여 본래 모습을 되찾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 능력의 소유자로 변신한다, 소설 후반부의 박씨는 남성위주의 가부장적인 조선시대의 사회 모순에 대하여 저항하고 위정자들의 모습에 분개하는 인물로 여성으로서의 기본적인 삶뿐만 아니라 자신의 헌신으로 가정과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구한다. 박 씨는 여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남존여비사상을 우회적으로나마 비판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묘사되고 있다.

이시백은 실존적인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소설에 묘사되고 있는 그 어디에서도 영웅적인 모습은 모이지 않는다. 특히 시백은 박 씨를 추한 용모만으로 평가하고 박씨를 홀대하고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박씨전에서 실존 인물인 이시백은 박 씨에 가려져 별다른 역할을 하고 있지 않는 평범한 인물이다. 시백은 박색인 박 씨를 멀리하다 박 씨의 변신 후에 상사병에 걸리고, 박씨에게 꾸지람까지 듣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의 장원급제도 신기한 연적을 마련해준 박씨의 덕이었고, 국가에 대한 공적 또한 박씨의 비범한 능력에 기인한 것이다. 그는 박씨의 능력이나 부덕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며 아버지와는 달리 여성의 미를 중요시하는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이시백의 행동은 당시 양반계층 남성들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여성의 가치를 외면의 미색에 두고 있는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사회의 보편적 특징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이다.

계화는 박 씨 부인의 몸종으로 박 씨가 추한 용모로 인해 박대를 받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지성으로 박 씨를 보살핀다, 계화는 이시백에게 박 씨의 전갈을 전하는 과정에서 무참히 구타를 당하는 부분이 묘사되고 있는데 이는 양반이라는 명분으로 한 여인을 억압하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을 당하기만 하는 노비의 비루한 삶에서 조선시대의 신분제도 모슨을 찾아봇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러한 환경에서도 주인을 섬겨야 하는 비극의 단면을 보여주는 계화의 삶은 차량 하기만 하다.

이덕춘은 덕행 있는 며느리를 맞아 가문을 흥성시키려는 의도에서 박 씨를 선택한다 박처사의 인물됨으로 보아 딸 역시 평범할 리 없으리라 판단했고 그래서 외모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은 채 혼사를 정한다. 그는 외모를 중시하는 현실이나 아들과 부인의 취향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가문의 번영을 지양하면서, 가문 화목의 중요한 변수가 되는 현실적 요인들은 완전히 외면하고 있으며 이는 그의 사고 그만큼 현실적임을 보여 준다. 이에 비해 외모를 문제 삼는 부인의 사고는 매우 현실적이다 외모보다 덕행이 중요하다는 지극히 옮은 말이지만, 덕행만 보고 외모를 무시하면 부부간 금실이 문제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모를 중시하는 현실을 무시하면 곤란하다는 뜻이다.

김자점은 간신의 역할이다. 주인공 박 씨와 대립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적대적인 인물로 볼 수 있다. 박 씨가 병자호란을 막을 방도를 일러 줬지만, 김자점이 나서 “지금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들이 편안히 살고 있는데, 이런 태평성대에 무슨 병란이 있으리까? 박씨는 요망한 계집이어늘 임금께서 어찌 요망한 말에 혹하여 국가대사를 아이들 장난같이 하십니까”라며 청나라를 막아야 한다는 박씨의 의견을 묵살했다. 물론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박씨가 신통한 능력이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도록 만들 간신의 존재가 필요했다. 박씨전에서 김자점을 통하여 위정자들의 잘못된 판단이 백성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안겨 준다는 교훈을 나타내고 있다.

 

4. 박씨전 작품의 의미

병자호란은 조선 역사상 유례없는 치욕된 사건으로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입었으며 국민들이 당한 수모 또한 극심한 것이었다. 백성들이 당한 희생도 컸거니와 상대가 야만인이라고 항상 경멸하던 만주족이었기 때문의 그들의 분노와 저항 또한 매우 컸고 따라서 그 사실은 기록도 되고 또 구전도 되어 시대를 따라 내려오다가 민중들의 욕구에 맞게 허구화 되어 소설로 나타나게 된다.

박씨전은 이러한 민중들의 욕구 즉 정신적으로나마 승리한다는 욕구를 충족 시 켜 주기 위해 창작된 소설이다. 그리고 이 박씨전의 주인공인 박 씨가 행하는 변신이 란 모티브는 조선시대 여성들에게 아주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졌으리라고 보는데 왜냐 하면 사회적 제약 때문에 뼈저리게 느껴야 했던 열등감과 구속감을 상상 속에서나마 벗을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 인간으로서 또 한 여성으로서 당당한 권리를 인정받으며 살고 싶었고 가진 바 능력을 발 휘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제도와 남성들의 우월감에서 오는 편견은 그러한 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막아 놓았으며 그중에서도 부부관계에서 오는 남편에 대한 불만은 가장 뿌리 깊은 것으로서 그들의 사상을 깊게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양가 어른을 공경하고 받들고 家事를 들보는 데서 어느 정도 삶의 보람을 느끼기는 했지만 가장 근본적인 여성의 욕망, 즉 남 편의 사랑을 받는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인간적인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아내가 되는 데서 긍정적인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완전히 수행해서 이상적 삶을 누려 보고자 하는 관념적인 문제에서 박 씨의 변신 모티브는 사용되었고 당시 독자들의 호응 또한 열렬한 것이었으리라 보며 이러한 현 상은 현대 여성에게서까지도 볼 수 있으니 남성의 갈등에서 오는 여성의 정 신적 고통과 그것을 극목하려는 노력은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계속되 고 있고 또 인류가 존재하는 한은 영원히 지속될 문제라고 본다.

 

Ⅲ. 결 론

박씨전은 '탁월한 능력의 못 생긴 여자'를 내세워 외모보다 부덕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에게 있어 외모는 결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적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 준다. 부덕의 중시가 규범적 관념이 라면 외모의 중시는 실제 현실인데, 전자보다는 후자가 여성들의 삶을 일차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당대 사회가 여성을 하나의 주체적 인격체로 보기보다 비주체적인 존재로 보고 있음을 말해 준다. <박씨전 >은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당대의 일반적 통념과 달리 오히려 여성을 남성보다 우월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정사나 전쟁은 외형상 남성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실질적 결정과 지휘는 배후의 여 성들이 하고 있다. 남성들은 여성들의 조종에 따라 움직일 뿐이며, 전쟁의 승패 역시 여성들의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남 성이고, 남성을 지배하는 것은 여성이라는 논리와도 통한다. 여성의 사회적 능력을 이처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상당히 진 보적 시각을 보이며, 이는 당대 여성 독자들의 호응을 얻는 데도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으리 라 생 각 된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이러한 진보성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바라보는 작자의 기본 시각은 전통적 그것과 본질적 차이가 없다. 여성의 능력을 부각하고 있지만, 그들의 능력에 대한 현실적 인식이 결여되어 그것 은 관념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추한 외모를 액운으로 설정하여 외모로 인한 고통을 운명적인 것으로 돌림으로써, 외모로 인해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이를 체념적으로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성들에게 외모와 덕행을 경비한 완벽한 인간이 되어 줄 것을 기대하면서, 그러한 기대 위에서 여성들에게 가해지던 부당한 대우까지도 그들이 감수할 것을 요구하는 남성 중심적 시각을 보여 준다. 박 씨는 외모로 여성을 평가하는 태도를 신랄히 비판하고 있지만, 이는 여성 으로서의 자아 각성 이나 주체성의 성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관념적 윤리규범에서 비롯된 것이디. 박씨는 순종적이고 충실한 내조자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그가 보이는 부덕이란 것은 사회가 여성들에게 강요하고 있던 남성 중심의 행위 규범 에 충실한 것, 그 이상이 아니다. 박씨는 자신의 삶을 철저하게 남편과 가문의 삶에 종속시키 고 있으며, 이는 이 작품의 여성관이 유교 가문주의와 가부장제 이념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한편 작품 표면에서 주장되는 관념적 인식과 심층에서 드러나는 실제적 태도가 서로 어긋나는 것은, 전통적 여성관이 아직 현실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싹트고 있던 조선후기의 시대적 세태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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